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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핑퐁의 일상,,, 일탈,,,

나는 그렇게 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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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늙고 싶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2층에는 푸르른(?) 마음을 가지신 할아버지 한 분이 사십니다.

거동에 불편함을 느끼시는 것으로 뵈어서는 80대 후반? 90대?

흐트러짐 없이 멀끔한 옷매무새나 격이 있는 언행으로 뵈어서는 젊은이???

연세 지긋하신 이 어르신을 뵐 때마다 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죠.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은???"

 


 

쏜살같이 내리꽂히면 엘리베이터가 서서히 멈춰섭니다.

'헛!!! 2층이군요.'

1층이나 주차장인 줄 알고 출입문에 바짝 다가서 있던 이웃들에게 할아버지께서는 늘 "미안합니다!!!"라고 정중히 인사를 건네시고는 조심조심 엘리베이터에 오르십니다.

가끔은 휠체어만 의존하시는 할머니를 모시고 나오기도 하시더라고요.

엘리베이터가 주차장에 도착하면 할아버지께서는 늘 출입문 옆으로 널찍이 비켜서십니다.

 

"어르신 먼저 내리시지요!!!"

 

너나 할 것 없는 이웃들의 권유에도 할아버지께서는 손사래를 치시며 매번 똑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어여들 먼저 내리세요.

늙은이가 몸이 맘 같지 않아서 많이 더딥니다.

오늘 또 바쁜 사람들 훼방을 놓고 말았습니다.

허허허~~"

 

스치듯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서도, 아주 작은 행동하나에서도 우리는 그 사람의 진심을 느낄 수 있죠.

 

오늘을 살아가시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열심히 달려오신 지난 세월 속의 당신모습과 앞으로 남겨두신 길지 않을 삶 속의 당신모습이 함께 포개져 보입니다.

 


 

늙음에 이르러 아름다워지는 것이 있을까요???

없을 겁니다......

늘 아름다웠던 젊은이가 세월을 거스르지 못한 것뿐이겠죠.

 

 

 

 

저는 푸르름을 잃지 않은 고목처럼 늙고 싶습니다.

더 이상은 곧게, 높게 뻗어나가지 못할지언정!!!

푸르른 이파리들을 무성하게 이고 앉은 고목처럼 말입니다.

 

 

 

절대 "꼰대짓하지 말고 살자!!!" 다짐하며,,,

저물어가는 2019년의 어느날 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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