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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용품 튜닝기/중국식 펜홀더 라켓

인생 튜닝,,, 특수중펜 작업기

2019년 03월에 적어두다......

(포스팅에 대한 부연)

새집으로 이사를 하더라도 버리지 못하고 꼭 가져가고픈 묵은 살림(?)이 있게 마련입니다.

아래 포스팅은 오래전... 그 언젠가의... 인상적이었던 경험을 정리해둔 글인데요.

먼저 기거하던 집(네이버 블로그)에 오래도록 쌓아두었던 기록들을 더 오래 기억해두고픈 욕심에 새집(⌒⌒)으로 하나씩,,, 하나씩,,, 옮겨놓기로 합니다.

 

인생 튜닝,,, 특수중펜 작업기

 

 

장 우진과 맞붙어도...

서 효원과 맞붙어도...

탁구에 대한 사랑만큼은 누구에게도 GG 않을 자신이 있었습니다.

유 승민 IOC위원정도는 되어야 호적수??? ㅎㅎ

 

그러나,,,

그것은 Juny형을 만나기 전의 이야기일 뿐......

Juny형을 만나는 순간 저의 주둥아리는 꿰매지고 말았죠.

 

수년전으로 기억을 뒤돌려봅니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하고 단지주변을 둘러볼 겸 와잎양과 야간산책을 나섰던 날로 기억되는군요.

밤9시를 족히 넘긴 시간,,,

횡단보도 건너편으로 바로 Juny형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허겁지겁;;;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어딘가를 향해 뛰어가고 계시더라고요.

무언가??? 알 수 없는 기대감, 설렘으로 만면을 채우시고 말입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새집근처의 일레븐탁구클럽을 답사하면서 Juny형이 왜? 그 늦은 시간에 그리도 행복한 모습으로 뛰어가셨는지를 알게 되었죠.

“직장을 먼 곳에 두고 있어서 일이 마치고 귀가하는 시간이 늦다. 귀가 후 구장을 찾는 시간은 보통의 동호인들이 운동을 마치는 시간이다”라고 관장님께서 귀띔해주셨습니다.

구장 회원님들은 한목소리로 Juny형의 탁구열정을 칭찬하셨는데요.

늦은 시간까지 혼자남아서라도 땀을 흠씬 쏟아낼 정도의 운동량을 소화하기 전에는 구장을 나서는 법이 없으셨답니다.

 

하루는 늦은 시간까지 Juny형과 함께 운동을 하고 동행귀가를 하게 되었는데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우리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이웃이더라고요.

딱! 호프한잔!!!씩을 비우기로 하고 남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형의 탁구이야기......

나의 탁구이야기......

 

한참 분위기 훈훈해지고 난 후 아주 조심스럽게 이어진 이야기는 형님의 신체적 장애에 얽힌 사연이었죠.

어릴 적 기차사고를 당하셨다 하셨습니다.

왼팔을 잃으셨고, 오른손도 엄지와 집게손가락만 소유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탁구 치는 모습을 가끔 뵈었지만 그전까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두 손가락으로???

손가락 둘로!!! 탁구를 치셨다니요!!!

 

한사람,,, 한사람,,,

사람의 삶이란 그 자체가 감동인 것입니다.

 

사실 조심스럽게 곁눈질은 하고 있었어요.

‘저 형님의 블레이드는 독특해......’

결례가 될까 조심스러워 제대로 구경시켜달라고도 못했었습니다.

그날, 그 자리에서 형의 사연을 듣고 블레이드도 살펴보면서 한 가지 다짐을 하게 되었는데요.

 

언젠가는!!!

Juny형 라켓을 내손으로 만들어 드릴겨!!!

꼭 한번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에는 적잖은 의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제야 손을 놀리기 시작했으니 말이죠.

 

먼저 Juny형의 무기(?)부터 꼼꼼하게 다시 스캔해보았습니다.

히노키단판의 일본식펜홀더 블레이드로 버터플라이 싸이프러스S로 추정되는데요.

전면에 핌플인러버 에볼루션MX-P, 후면에 롱핌플아웃러버 그래스디텍스OX가 조합되어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립의 형태겠죠.

그립부의 오른쪽 윙은 깊이 연마되어 있고 코르크그립은 두툼하게 덧붙여져 있습니다.

후면에는 특수한 형태의 후크가 부착되어 있고요.

왼쪽 윙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가공흔적이 없어 보입니다.

 

 

 

 

 

 

히노키소재의 일본식펜홀더 블레이드가 있었으면 좋으련만 제가 소장한 제품들은 모두가 합판 또는 합판+특수소재의 셰이크핸드 블레이드뿐이라 그 중 반발력이 우수한 제품을 골라 전신성형(?)을 시도하기로 했어요.

 

고민, 고민, 고민, 고민, 고민 끝에......

속도감과 타구감이 시원시원했던 림바표층의 자일론카본(이너) 블레이드 한 자루를 수술대 위에 올려놓습니다.

 

 

 

 

서구적인 롱다리부터 동양적인 숏다리로,,,

코르크그립을 얹어놓을 자리도 고르고,,,

후면그립목은 높을 필요 없으니 일부철거,,,

 

 

 

 

 

 

기반공사는 마쳤으니 이제 세부작업을 고민해보죠.

 

전면그립은 생각보다 든든해야,,,

후면후크는 생각보다 정교해야,,,

 

 

 

 

 

 

 

 

 

 

Juny형의 손을 빌어 몇 번의 보정을 거친 후, 우선 기본모양새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바닥재(?)코르크시트를 깔아주고,,,

당당한 주인장의 존함도 새겨 넣고,,,

전면그립과 후면후크를 단단히 붙여주고,,,

강렬한 포인트로 새빨간 해병대(?)팬티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 어디서든 이 빨간 팬티를 만나게 되신다면 긴장하세요.

이 무기를 들고 계신 주인장은 혼을 담아 탁구를 치시는 강호의 진정한 탁구인이십니다.

 

나름의 정성을 담아 가장 편안한 블레이드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는데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

손에 딱!!!붙는 그 안정감을 만들어드리기 위해서는 긴 시간의 테스트과정과 디테일한 보정과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특히 후면후크와 보조코르크는 시간을 두고 세밀한 조정을 거쳐야할 것으로 예상되는군요.

 

 

 

 

 

 

임시로 포어 사이드에만 규정위반러버(사용하던 러버를 맞춰 붙이려다보니 상표부분을 재단하게 되었어요^^)를 대충 붙여드리고 틈틈이 시타를 부탁드렸습니다.

그때그때 불편사항을 체크해놓으시면 차근차근 수용해서 보완할 계획이었죠.

 

 

 

 

몇 차례의 테스트를 통해 두세 가지의 요구사항이 정리되었습니다.

친절하게도 손봐야할 위치를 코르크로 정확히 체크해주셨군요.

 

 

 

 

우선 후면후크의 헤드를 일부 재단하였습니다.

전, 후에 걸쳐 보조코르크의 위치와 높이도 조정했고요.

 

 

 

 

 

 

 

 

 

 

보완작업을 마쳤으니 재차 테스트과정을 거치기로 하겠습니다.

“손에 딱 들어맞는다!!!”고 흡족해하시는 모습을 기대해 보죠.

“단1의 불편함도 용납하지 마시고 반드시 저를 찾으시라!!!”는 당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겠습니다.

(⌒_____⌒)

 

 

 

 

 

 

마지막 “OK!!!” 싸인이 떨어지는 그날까지......

진정!!! 뿌듯한 마음으로 완벽하게 마무리해드릴 거예요.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작업의 설렘”이었습니다.

이번 작업이 왜 저를 이토록 의욕에 불타게 했을까요?

아마도 그것은,,,,,,

어렵게 탁구를 즐기시는 형님의 불편한 몸에 대한 동정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절대로!!!

그 불굴의 열정에 대한 경외의 표현일 뿐!!!!

 

 

初心不忘 磨斧爲針 (초심불망 마부위침)

초심을 잃지 않고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다.

 

 

Juny형의 한 구, 한 구는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인고의 과정이며, 기적의 진행형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의 집념은 같은 동호인으로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존경의 대상이며, 그의 열정은 코트를 다 불태워버릴 것 같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탁구를 통해 언제나 활활 타오르시길~~”

 

 

Juny형의 집념과 열정에

탁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감염되길

간절히 희망하며,,,

먼지 뿌연 2019 천춘에 적어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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