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GA 카보나도45 그립튜닝기

STIGA 카보나도45 그립튜닝기

ST(클래식) ▶▶▶ FL(마스터)

 

 

주말과 주일,,, 어린이날까지,,,

책상머리에 저를 꽁꽁 묶어두었던 카보나도45였습니다.

대략 1주간이 소요된 카보나도45의 그립튜닝과정을 한 장의 포스팅으로 재정리해볼까 해요.

 

라켓에 칼을 대게 된 사연은 이렇습니다.

국내의 모 실업탁구단에서 FL그립에, 88~89g 중량의 카보나도45 블레이드 3자루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요.

공급사에 해당 SPEC의 제품은 재고가 없었다 합니다.

단시간에 해외로부터의 입고 또한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고요.

고민 끝에 공급사 재고분 중 86g대의 ST(클래식)그립 제품을 FL(마스터)그립으로 튜닝해 줄 수 있는지를 물어오셨습니다.

현역 선수들의 용구를 만지는 일은 부담이 너무 커서,,, 마냥 즐겁지만 않지만......

상황이 안타까워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어요.

 

며칠간의 작업과정을 간략한 설명을 곁들여서 사진으로 나열해두겠습니다.

 

 

     [택배도착]

6자루의 카보나도45가 도착했군요. 

 

 

 

라이트급(80,81, 83g) FL그립 3자루, 미들급(86g) ST그립 3자루였습니다.

 

 

 

    [작업계획]

3자루의 완벽한 블레이드를 만들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소재는 온전한 FL그립 셋과 온전한 미들급의 베이스(본판) 셋이죠.

 

 

 

FL그립을 온전하게 살리기 위해서 FL그립 분리 시 베이스(본판)의 손상을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반대로 온전한 미들급의 베이스(본판)를 얻기 위해서는 ST그립 분리 시 ST그립의 손상을 가슴 아파하면 안 되겠죠?

 

 

 

     [그립분리]

작업 중 타구면의 손상을 방비하기 위해 적당히 마스킹부터 해주었습니다.

대형 커터와 드라이기를 이용해서 순서대로 6자루의 그립을 분리했는데요.

 

 

 

앞서 계획했던 대로 죽여도(?) 되는 개체에는 일말의 미련도, 자비도 없이 과감하게 칼을 꽂았습니다.

 

 

 

FL그립을 분리할 때는 타구면을 뜯어낸다는 느낌으로 칼날을 낮게 꽂았고요.

 

 

 

 

ST그립을 분리할 때는 그립을 쪼갠다는 느낌으로 칼날을 그립목에 꽂아 타구면의 손상을 피했습니다.

 

 

 

 

     [그립이식 밑준비]

그립을 분리하면서 발생했던 파편들과 잔존글루를 깔끔하게 제거했고요.

 

 

 

그립부의 하단은 바지(⌒⌒) 대신 치마(^^)를 입을 수 있도록 동일 소재를 활용해서 널따랗게 보강해주었습니다.

 

 

 

일부 개체는 희망중량을 맞춰드리기 위해 그립 내부에 살(?)을 붙여주었고요.

 

 

 

     [그립부착]

목곡용 접착제를 활용해 그립을 부착하고, 고무밴드를 이용해 단단히 압착시켜서 건조과정을 거쳤습니다.

이후 테두리 여백을 적당히 커팅하여 기본 외형을 완성했죠.

 

 

 

 

     [마감연마]

마무리 연마만을 남겨두었습니다.

연마가 필요한 부분 외는 마스킹테잎으로 보호해주고요.

거친 사포로 한번, 고운 사포로 또 한번.... ⌒⌒

 

 

 

 

     [중량체크]

모든 공정을 마친 3자루의 블레이드가 저울에 올라갑니다.

의뢰처의 희망중량은 88~89g이었죠.

저는 목표중량을 88g으로 정해놓고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거의 완벽하게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최종중량은 각각 89g, 89g, 90g으로 찍히는군요.

 

아!!! 90g!!!!!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스티가의 문양이 새겨진 뱃지의 무게(1g가량)를 셈에서 빼놓고 있었어요. (@.@);;;

 

 

 

다시 그립을 열어 중량을 재조정하는 것은 무리라 판단했습니다.

블레이드를 사용하게 될 주인장께서 1g의 오차를 극복하실 수 없으시다면,,,

차후 메탈 배지를 제거하고 그 공간을 무게감이 거의 없는 발사 소재로 보강한 후 STIGA 스티커를 부착해드리기로 하죠.

 

 

     [작업종료]

과정에 약간의 실수도 있었고,,,

오른 집게손가락 끝에 또다시 칼자국(-.ㅡ)을 남겼지만,,,

그럭저럭 만족스럽게 작업이 마무리되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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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손에서든 귀하게 쓰이기를 바라는,,,,,, 거창한 기대는 하지 않을게요.

그저!!! 주인장의 경기력을 방해하지만 말았으면 좋겠다는 소소한 바람을 택배상자에 함께 담아보냅니다.